서울울트라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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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영기 댓글 0건 조회 1,648회 작성일 05-10-11 04:37본문
- 10/09(일)탄천과 한강변일대에서 12시간 44분 8초 (05:00 - 17:44:08)
- 100km 대회참가 (페이스 : 7'38"/km, 속도: 7.85km/h)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
이천오년 시월구일 이른새벽은 조용하기만 한데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소리는 편안하기만 합니다.
양재시민의 숲안 교육문화회관으로 올라가는 길
윤현수 위원장님의 마이크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무심코 바라본 하늘에는 째끄만 별들이 초롱초롱 떠 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길조일거라 생각 했습니다.
제나이 불혹에 조그마한 목표를
신년초에 세워 놓았습니다. 올해는 울트라마라톤을 뛰어 보는걸로.
풀코스를 조금은 뛰어 보았기에 가능 할걸로 생각해서 말입니다.
대회장에 도착 했습니다.
색색의 런닝복으로 단장을 하고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경쾌한 음악도 있고 따뜻한 녹차와 커피도 있고 순두부도 있습니다.
출발전의 정성을 따뜻하게 마시고 떠 넣었습니다.
출발 했습니다.
석석 석석 석석석석 석석 발소리만 들립니다.
중간중간 우리들의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조용합니다.
탄천의 물도 흘러가면서 자는듯 아침은 아직 잠을 자고 있습니다.
강아지풀에 매달려 있는 이슬이 아름답습니다.
벌써 오키로나 왔습니다.
술빵을 한입 베어 물면서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셨습니다.
세곡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잠깐의 실례도 당당하게 했습니다.
육일전 국제평화 대회때 힘들게 뛰었던 길이라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돼지감자, 고마리꽃, 여뀌, 바랭이풀도 보입니다.
구절초 같은 작은 하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십킬로를 지났습니다.
물안개가 피어 오르며 주로를 운치있게 하여 줍니다.
절대로 넘어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갈대도 있고
그속에 귀뚜라미 소리도 가을임을 당당히 알리고 있습니다
콧노래가 나오길래 입안에서만 흥얼거렸습니다.
오늘도 갈대밭에 저홀로 우는 새는 내 마음을 알았나봐 ~~
귀뚜라미 슬피 울던 밤 겨울바람 멀리 있던 밤 밤열차는 멀리 떠나고~~
하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감사의 사랑의 마음으로 자봉분들에게 쏘았습니다
이십키로 탄천교에서 검은 포도알을 달게 먹었습니다.
아직까지 땀도 안나고 상쾌하기만 한 아침입니다.
해는 언제 떳는지 구름속에서 있는 것이 낮달같아 보입니다.
출근길에 엄청 밀리는 잠실대교를 지났습니다.
삽십키로 턴을 하였습니다.
아침식사 김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디저트로 콜라도 한 잔 하였더니 트름도 나옵니다.
앉았다 일어났다 나름대로 스트레칭을 하였습니다.
풀거리 지점 네시간 오십분 키로당 칠분페이스를 유지 하고 있습니다.
클럽 일요모임 장소인 반포지구 앞 쑥부쟁이꽃이 도도한 칸나보다
수수하고 이쁘기만 합니다.
육십삼키로 주자분들이 턴하는 사십육키로를 지나도
양재동으로 가고 싶은 생각은 안듭니다.
힘들지도 않고 이제야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오십키로 지점 여의도 육삼빌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유람선과 비둘기와 휴일의 시민들은 평화롭습니다.
우리들만 서쪽으로 서쪽으로 방화대교 쪽으로 만 뛰고 있습니다.
발걸음이 느려진 주자분들이 조금씩 쳐져 갑니다.
걷고 있는 주자분들도 한 두분 보이기 시작합니다. 힘을 외쳐 줍니다.
인자한 웃음만으로도 힘이 되는 박영석 회장님을 뵙고
코스모스 길이 있는 당산철교 아래를 지나고 가양대교를 지나자
멀리 붉은 아치의 방화대교가 보입니다. 아직까지 힘은 있습니다.
꽹가리 소리로 힘들게 달려온 주자들을 반기는 방화대교 앞까지 왔습니다.
오랫만에 본 가족마냥 어떻게 그렇게들 신이 나던지 할 말을 잊었습니다.
전복죽도 먹고 메론도 먹고 맛사지도 받고 이십분을 쉬었습니다.
아쉽지만 미안하고 고마워서 더이상 지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빨리 뛰어 들어가는 길이 도와주는 거라 생각 했습니다.
칠십키로를 지난 한강변 공원은 가는 휴일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노랫소리, 운동회 게임소리, 애들의 재잘거림으로 어우러져 활기찹니다.
우리만 지쳐가는 것 같은데 아가씨 같은 아주머니가 박수를 쳐줍니다.
하트로 응수 하였더니 온몸을 옆으로 말아서 어떻게나 예쁘게 응수하여
주시던지 함박미소로 화답하여 주었습니다.
팔십키로 지난 제2관문 앞입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제한시간은 한 시간여 여유가 있고 옆에 돗자리가 깔려 있습니다.
그냥 잠깐 의자에 다리를 얹히고 누워 보았는데 맛사지을 해 주심니다.
쭈쭈바도 하나 주시고, 참이나 버릇없이 누워서 먹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뛰어 보았던 동호 성수 영동 첨담대교를
부담없이 줄여가는데 속도가 많이 느려졌습니다.
랩타임을 눌러보니 키로당 팔분 페이스입니다.
그래도 얼마 안남았기에 꾸역꾸역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구십키로지점 탄천교입니다.
야구게임을 하는지 운동장안 열기가 함성이 되어 들려옵니다.
수박 몇조각 먹고 그 함성을 나의 응원으로 들으며 양재동으로 갑니다.
방화대교 반환점이후 보았던 눈에 익은 주자분들과 계속 마주칩니다.
저녁으로 가는 길목 산책나온 곳곳의 시민들이 힘을 실어줍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들은 착한 마음을 갖게하나 봅니다.
구십오키로 지점 어디에서 그렇게 힘이 나는지 스퍼트를 시작했습니다.
키로당 육분 안쪽으로 마지막 남은 키로수가 멀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서울마라톤 깃발이 다리위에 보입니다.
골인을 반겨주는 목소리도 차분하게 들려옵니다.
열두시간 사십사분 시계를 보며 하트를 쏘면서 골인하였습니다.
서울마라톤 클럽과 자원봉사를 하여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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