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권님 기사(세계일보3.16) > 스크랩 new~

"장애아들의 희망빚기 레이스 꼭 성공”
최단기간 마라톤 풀코스 100회완주 도전 고재권씨



◇고재권씨가 최근 개최된 한 국내 마라톤대회에서 역주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최단 기간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 기록을 달성해 한국인의 기개를 세계에 떨치고 싶습니다.”
50대 중반의 일반 마라토너가 최단 기간 마라톤 100회 기네스 기록 수립에 도전한다. 주인공은 사회복지법인 은평천사원의 고재권(54) 사무국장.

그의 목표 달성 시한은 전국 규모의 마라톤대회 풀코스(42.195㎞) 도전 1000일째 이내인 오는 10월. 그가 성공할 경우 지금까지 100회 달성 국내 최단기록은 4년 1개월(이상돈씨)인 데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는 것이 마라톤 마스터스경기대회 관계자들의 말이다.

고씨는 이와 함께 올해 풀코스 55회에 도전하는 등 ‘연간 최다완주’ 기록과 매주 쉬지 않고 뛰는 ‘주간 연속완주’ 기록도 수립한다는 목표도 세워 놓았다. 지금까지 그가 세운 풀코스 완주 횟수는 지난해 44회, 올해 12회를 포함해 모두 65회.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으로 100회 달성은 무난하다고 그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15일 세계기록 도전에 나선 배경에 대해 “취미 삼아서 자주 뛰다 보니까 특별히 힘들지 않아 차츰 관심을 갖게 된 것”이라며 “마라톤이 엘리트 중심에서 벗어나 생활스포츠 등으로 다변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마라톤 입문은 2004년 6월 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이 주최한 체육대회에서 릴레이 경주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서울시내 40여개 장애인시설이 참가한 당시 대회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섰는데 앞서가던 주자들을 추월해 입상하는 모습을 본 원생들이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원생들에게 용기도 심어줄 겸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이후 같은 해 7월 한강변에서 열린 10㎞ 단축마라톤에 첫 출전, 자신감을 얻는 그는 그해 9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국제관광서울마라톤대회를 통해 풀코스 도전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100회 마라톤클럽’(100회 완주를 목표로 삼는 마라토너 모임)에도 가입한 그는 그해 말까지 9회가량 더 참가하면서 어느새 마니아로 변해갔다. 지금까지 그가 가장 빨리 달린 기록은 지난 1월15일 제5회 이봉주코스 기념 경남 고성마라톤대회에서 세운 3시간 13분 17초. 평균 기록은 3시간 45분대이다.

그는 강인한 체력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청소년 시절 고향인 공주시 정안에서 7, 8㎞ 떨어진 산으로 땔감을 마련하러 다녔는데 나뭇짐을 진 채 집으로 달려오곤 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기본 체력이 뒷받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풀코스를 뛰면서도 힘이 들 때면 가난했던 그 시절을 떠올려 극복한다고도 했다.

사회복지사로 장애인복지시설인 은평천사원에서 20여년 동안 근무해 오고 있는 고씨는 “기록 도전에 성공한 뒤 장애인 복지 기금 마련을 위한 마라톤대회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희망을 밝혔다.

송성갑 기자 sk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