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대 산(I-1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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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영기 댓글 0건 조회 1,437회 작성일 09-09-01 09:20본문
- 08/30(일) / 자생식물원~오대산 / 4시간 41분 10초 (07:00 - 11:41:10)
- 42.195km / 6'40"/km / 9km/h / 브룩스 AXIOM
한달에 한번만 뛰기로 기본 원칙을 세워놓고 있었는데 아는 형님
께서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연락이 와서 급하게 마감일에 신청하였다.
괴산대회를 달리고 난 다음날 오대산을 뛰는 연풀인지라 부담도
가중되었다. 괴산을 다녀올 때 풀리지 않은 속을 달랠겸 순대국을
든든하게 먹고 귀가 하였다.
단체버스로 가는길 휴게소 아침은 먹기는 먹어야겠는데 고민끝에
부담이 없을것 같은 우동면을 선택하였다. 탁월한 선택이었는지
오늘의 화를 자초하였는지는 나의 보이지 않는 속만이 알뿐이다.
자생식물원에 도착하였다.
새벽공기와 흘러가는 물소리.
여름을 보내고 가을의 문턱에서 피어있는 꽃들. 식물들. 나무들속에
자리잡고 있는 식물원은 다시와도 편안한 마음뿐이었다.
종소리와 함께 출발. 몸은 많이 무거웠다.
꽉막인 것같은 답답함 나가주지 않는 두발이었다.
당근을 캐는 동네 주민들의 아침 일손, 바람에 풍겨오는 당근 냄새,
월정사 사찰로 들어서는 길 아름드리 잣나무 숲, 피안교 반야교
연화교 해탈교 다리 이름, 유유히 흐르는 맑은 물, 상원사로 가는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 좋았다.
13키로 근방에서 가던길을 멈추고 말을 건네오는 비구니 스님 말씀.
저기 노인분은 앞서서 가시고 계시는데 젊은분이 왜 이제 오세요라고
묻길래 (합장을 해보이면서) 아 예 노인분이 아니고 오빠인데요 라고
선문답으로 답했다.
내 조그마한 육신를 다스리지 못하는 나의 어리석음이 있는 반면
오대산으로 가는 자연은 그렇게 좋은 풍경으로 나를 깨우치게 하였다.
좋지 않았던 속은 상원사앞 해우소로 자연스레 향하여 느긋한 편안함
속에 십여분 넘게 거품의 신 氣를 받았다.
초반부터 지체되었던 시간과 근심을 덜어냈던 시간까지 합하여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 버려 후미를 뛰고 계신 클럽내 큰형님들과 맞딱뜨렸
다. 14키로 급수 간식대에서 주는 아이스크림을 부여잡고 힘을 내기
시작하였다. 아이스크림 이름같이 설레임으로 산을 뛰어야할텐데.
계속된 오르막 걷지 않고 뛰었다. 걷고 있는 동료들을 미안한 마음
으로 한명한명 추월하고 반환점을 돌아오는 동료들에게 힘도 외쳐주
며 꾸역꾸역 뛰어 올라갔다. 다람쥐가 산길을 빠르게 횡단하는 것을
세번 보았다. 안개가 곳곳에 스멀스멀 분위기를 잡았고 야생화는 이
산속에서도 제 모습을 아릅답게 보여주고 있었다. 20키로 지난 급수
간식대를 지나쳐 반환점을 돌아와서 급수와 간식을 여유있게 하였다.
내리막 길 빨라진듯 한데 랩속도는 그렇게 빠르지가 않았다.
산을 내려와 남은거리 14키로 지점에서 다시 아이스크림을 들고
뛰었다. 덥지 않은 온도속에 녹아 있어서 먹기가 수월하였다.
막판 의외의 씩씩함으로 주위 풍경을 마음에 담으면서 힘을 내어
골인 하였다.
- 05㎞ : 29'27"
- 10㎞ : 32'39"
- 15㎞ : 46'40"
- 20㎞ : 43'01"
- 1.0975㎞ : 06'55"
- 1.0975㎞ : 11'56"
- 27.195㎞ : 26'13"
- 32.195㎞ : 27'01"
- 37.195㎞ : 26'55"
- 42.195㎞ : 30'22"
- 계 4:41'10"
시작이 안좋았음에도 끝이 좋아 다행이었던 평창에서의 하루였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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