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고추(I-1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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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영기 댓글 0건 조회 1,476회 작성일 09-09-01 09:17본문
- 8/29(토) / 괴산일대 / 4시간 10분 41초 (08:30 - 12:40:41)
- 42.195km / 5'56"/km / 10.1km/h / 나이키 줌141카타나
팔월에는 매년 참가하던 혹서기도 등록하지 않고 군대생활을 하였던 증평
을 추억하며 괴산 대회에 오래전에 등록하여 놓았다. 제대할 때에는 다시
오지 않을 것처럼 마음을 먹었었고 몇푼 안되던 생명수당 저축금액을 청주
인근에 와서 탕진하였던 기억이 있던 고장인데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 그때
의 마음을 아련한 추억으로 용서하고 괴산이란 동네를 다시 찾아가게
되었다.
대회전날 장시간 회의를 끝내고 저녁과 함께 이어진 술자리에서 반갑게
오랫만에 만난 동료들과 술을 여러잔 하였다. 기상을 알리는 알람이 반가
울리는 없었다. 안떠지는 눈과 천근만근인 몸으로 기상하여 꽤 거리가 되는
대회장으로 차를 몰았다. 맑지않은 정신상태 쓰린 속으로 음성 휴게소에서
볼일을 보고 괴산읍내에 도착하였다. 고추축제와 마라톤을 알리는 현수막이
많이 보였다. 집에서부터 빠듯하게 출발한 탓에 주차를 하고 운동장으로
향하는데 스트레칭을 알리고 있었고 탈의실에서 배번을 붙이고 운동복으로
갈아입는데 내빈소개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출발선상에 빈틈없이 시간을
맟춘 사람처럼 잠시 서있다 출발하였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많이 덥지 않았고 초반은 수월하였다. 태수 형님과
하프 반환점까지 동반주 하였다. 동반주를 할 생각도 없었으나 초반 만나
뛰다보니 페이스가 딱이어서 무리하지도 힘들지도 않게 반환점을 돌 수
있었다.
30키로로 가는길 모래재 고개 오르막이 하염없이 이어졌다. 발은 많이
무디어졌고 급수대의 물을 두컵씩 먹기 시작하였다. 콜라를 들이켜도
트림이 안나왔다. 죄도없는 가드레일을 붙잡고 용을 써보기도 하였다.
35키로 가는길 너른 들녁에는 벼이삭이 알차게 패여서 쭈뼛쭈뼛 머리를
가지런히 내밀고 황금들녁을 준비하고 있는 폼이 이 더위에도 보무도
당당하였다. 나는 보무도 초라하였다. 걷기 시작하였다. 젊은 외국인
참가자와 앞서거니 뒷서기니 걸었다. 비탈 둑에 달개비꽃 무리가 고운
파란빛이었다. 민가옆 밤나무에 밤들이 실하게 열려 있었다. 조그만
오르막을 또 걸었다.
남은거리 7키로 이니 35키로 급수대로 추정된다.
물을 건네는 자봉을 하는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웃어주었다.
여행생도 웃어준다. 많이 힘드시죠.
힘들기는 더운날 서서 자봉하는 여러분들이 더 힘들지.
미소로 말을 하여주는 자봉 학생들이 예쁘다.
40키로로 가는 길은 뛰어보자는 마음이 힘든 육체를 다독이면서 뛰게
만들었다. 내리막이 이어져 있어 힘이 덜 부쳤다. 운동장앞 도로 주차된
차량과 통제되지 않는 차량때문에 도로로 뛰지 못하였다. 인도로 뛰었다.
고추축제를 하느라 읍내가 활기가 있었으나 뛰는 주자들에게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완주하고 귀가하는 달림이들과 마주치는 대회 관계자들만이
힘을 내라고 간간히 박수를 쳐주었다. 4시간을 넘겨서 힘들게 골인하였다.
- 05㎞ : 26'33"
- 10㎞ : 26'01"
- 15㎞ : 26'55"
- 20㎞ : 25'51"
- 25㎞ : 25'18"
- 30㎞ : 28'46"
- 35㎞ : 36'02"
- 40㎞ : 27'29"
- 42.195㎞ : 11'12"
- 계 4:10'41"
정신을 못차린 달리기였다. 역시 과음후 달리기는 후반 나를 주체할 수
없게 하는 진리를 오늘도 깨달았다. 골인후도 힘듬으로 육체는 진정을
하지 못하였다. 반환점앞과 40~41키로의 거리가 짧았다고 시계의 랩은
표시해 주었으나 힘든 레이스에서 나는 땡큐였다.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하는 송해 선생님의 친근한 목소리와 빼곡한 관중들
을 뒤로한채 후미 주자들이 운동장 한 구석으로 힘들게 하나 둘 골인하고
있었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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