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라(I-7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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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영기 댓글 2건 조회 1,519회 작성일 09-06-11 01:35본문
- 6/07(일) 제주마라톤 / 제주 해안도로 / 4시간 18분 38초 (09:00 - 13:18:38)
- 42.195km / 6'08"/km / 9.79km/h / 에어줌 스피드 스파이더
바다건너 뱅기타고 마라톤을 뛰러 제주에 오기는 처음이다. 비용과 시간
여건등 이 부담되어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언제 한번 실행
해야지 한 것이 벌써 여러해가 지나버렸고 이번 마라톤 여행도 자의가
아닌 주위 형님의 추천으로 실행하게 되었다. 익숙한 생활터전의 쳇바퀴
길에서 벗어나 이국적인 맛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여건은 살아가면서 많지
않았었다. 떠난다는 것, 여행을 간다는 것은 역시 설레는 일이다.
공항에서 내려 맡아지는 훅 달려드는 바닷가 공기의 내음이 상쾌하였다.
택시로 이동하는 길의 깨끗하게 정비된 도로와 열대식물 가로수는 덩달아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첫날은 한라산 등반길이 예정되어 있어 성판악
쪽에서 출발후 백록담을 찍고 훤한 시간에 하산하고 일정을 보냈다.
대회날이 밝았다. 비몽사몽 개운하게 일어나지 못하였다. 한라산 하산후
시장 인근에서 거나하게 뒷풀이로 먹은 주 식, 호텔앞 밤바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방파제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웃음꽃을 피우면서 먹은 입가심의
시간, 월드컵 예선 경기 새벽 관람 등등으로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베란다에서 바라본 아침 바다는 씩씩하기만 한데 나는 초췌하기만 한
상태에서 조식으로 나온 콩나물 해장국을 말아서 든든하게 챙겨먹었다.
푸르른 아침을 버스는 달려서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구좌공원 운동장에
우리를 데려다 주었다. 날씨는 회색빛으로 흐려있고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마라톤 대회 특유의 활기참이 그곳에는 꿈틀거리고 있었다.
내빈소개의 시간이 길어 지루하게 생각되었다. 20여명 소개한듯하다.
스트레칭의 시간은 깔끔하였다.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강사의 준비된
행동은 좋았다. 개회선언과 함께 날아가는 풍선은 북쪽으로 뭉텅이져
하늘로 올라가고 있어서 그 모습을 고개가 뻐근할 때까지 한참이나 바라
보았다. 출발 축포의 화약연기가 운동장을 빠져나온 주로에 까지 하얗게
널려있어 매캐하였다.
분위기에 이끌려 보낸 출발전후의 시간들 이제 본격적인 주로에 접어들
었음으로 혼자 두다리와 마음으로 달려야 된다는 것을 실감한다. 아침을
먹은 것이 더브륵 하고 다리는 무겁기만 하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몸이
다보니 뛸 거리가 처음부터 상당히 부담이 되기도 한다.
바다는 끝이없고 파도는 몰려오고 해안가 에메랄드빛 물색과 해수욕장을
끼고 있는 모래가 있는 깨끗한 풍경은 제주도임을 실감케한다. 검은 현무
암이 널려있고 가드레일로 막아놓을 도로와 달리 돌로 세워놓은 도로풍경
도 정겨웁다. 마늘을 캐서 널어놓은 밭과 밭의 경계는 돌담들이 늘어서
있다. 5키로 랩 적당한 페이스로 뛰었다. 저멀리 풍력발전기 큰 파랑개
비가 하얗게 보이고 있다.
끝도 없이 이어진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들으며 바람을 맞으며
해안도로를 달려가고 있다. 간간히 나오는 단층 주택과 응원하여 주는
어민들의 박수소리 해맑은 웃음속에서 미소를 띄워본다.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웃음도 까부는 행동도 힘이 되기도 하였다. 1키로 이정표마다
자봉을 나온 학생들의 친절과 한 명 한 명 지날때마다 쳐주는 박수 소리
가 순수한 봉사임을 가슴으로 느껴본다. 완벽한 교통통제가 계속되고
있고 뛰는데 불편함은 전혀 없으나 내 몸은 20키로 급수대에서 정지하여
버렸다. 아직 반도 못왔는데. 이걸 어쩌나. 잠시 앉았다 일어났다 숨을
골라본다. 페이스가 급다운 하였다.
자연히 발걸음은 무뎌져있고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앞선 주자들이
뛰엄뛰엄 한 두명 보일뿐 거리는 좁혀들지 않고 있다. 승복 적삼을 입고
뛰고 있는 스님과도 1키로 정도 동반주하였다. 스님의 숨소리가 거칠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였다. 코너에서 파워젤을 드시는 것도 볼 수 있었
다. 도를 닦는 스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인가 본다. 부처님이 보살펴주어
힘을 주셔야할텐데. 제주도는 산이 많지 않아 일부 절이 동네로 내려와
있었다. 용문사 검은 기와 절집도 뛰다보니 보였다.
속도와 발걸음은 느려졌으나 그런대로 더이상 시간은 느려지지 않고 페이
스를유지하고 있는 랩시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거리가 줄어들고 있
다. 35키로 지점에서 문희형님과 조우하여 40까지 동반주 하였다. 속으로
는 힘들지만 힘든 내색을 안하고 이애기 저애기 하면서 키로를 줄였다.
급수대 휴게소에서 갈증을 해소하고는 마지막 마자막을 힘들게 뛰었다.
41키로 근방에서 잠시 걸었다. 뒷바람이 불어주고 운동장은 보이는데
유종의미가 되지 못하였다. 바다는 넓고 푸르기만 한 가운데 묵묵히 파도
소리만 묵직하게 들리고 있는 가운데 나는 운동장 진입 그 조그마한 언덕
도 가볍게 씩씩대었다. 나약한 모습으로 골인하였다.
- 05㎞ : 27'01"
- 10㎞ : 26'45"
- 15㎞ : 27'41"
- 20㎞ : 28'47"
- 25㎞ : 34'32"
- 30㎞ : 32'35"
- 35㎞ : 32'15"
- 40㎞ : 32'25"
- 42.195㎞ : 16'37"
- 계 4:18'37"
자봉 학생들의 친절한 봉사와 웃음은 뛰는내내 행복하였다. 급수 거리표시
주로통제 등 모든게 완벽한 대회진행이었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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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석환님의 댓글
오석환 작성일
전날 과음이 문제가 되었을겁니다.
난 제주대회 4번신청해서,
첫번째는 무려 4시간 50여분대로 무지 고생했고(아직 나의 최저기록임)
두번째는 김포에서 뱅기가 뜨지도 못했고,
세번째는 도착했으나 폭풍우로 풀이 취소되어 아침부터 양회장님하고 우중酒~
네번째는 단체전 1덩해서 상금으로 회먹은 기억이 나네요.
회복잘하시고 일지방 자주들리세요~
문종훈님의 댓글
문종훈 작성일
그나마 날싸가 도와줘서 망정이지 엄청 고생할뻔 하셨네요
방파제에서 술한잔 기울이지도 못해 아쉬웠습니다
다행히 여러모로 풍성한 제주여행이 되신것 같아 저 또한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