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는대로 > 달리기일지 new~

12/16 (화) 연북로 06:30~

거리 : 15k 조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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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 1:23‘20

신선한 새벽의 여명으로 연북로에서 아침을 맞는다.
여전히 다리도 몸도 무겁고 생동력이 매장되는 듯하니 아무래도 내게는 아침운동 보다는 저녁운동이 적절해 보인다.

학창시절에 흔히 볼 수 있는 두 가지 유형을 생각할 수 있다.
무척 열심히 공부하는 듯 해보이지만 막상 시험으로 검증해 보면 결과는 노력한 양에 비하여 형편없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별로 노력도 하지 않는듯 하면서도 시험결과를 보면 고득점이 나오는 유형이다.

사람의 능력으로 보면 두뇌의 좋고 나쁨에 따라 정도의 문제일 뿐 특별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는데 다만 문제의 본질적 핵심을 파악하는 과정이나 요령의 차이에 기인하는 결과라고 본다.

따라서 전자는 맹목적으로 양적인 면에 치중하여 학습한다면 후자는 보다 효율성을 제고하여 질적인 측면을 중시하는데서 비롯된 학습방법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부류에서 성실하게 노력하고자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학습능력을 저하시키거나 의기소침하여 이른바 주눅 들게 하는 말을 흔히 접할 수 있다.

가령 어떤 시험이나 취업난의 목표를 실현하기위하여 우직하게 도서관이나 학원 등을 드나들면서 열심히 노력하여 형설지공을 쌓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그 실은 객관적으로 보면 별로 노력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실상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할 것은 다해놓고 태연자약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치 요행이나 월등한 두뇌의 힘으로 얻은 것처럼 수다를 떠는 사람이다.

예컨대, 1년여의 각고 끝에 어렵게 취업문에 등용한 전자를 두고 충분한 축하와 함께 격려는 하지 못할지라도 후자는 말하기를 “나는 3개월 밖에 공부를 하지 않았어, 그것도 부피가 아주 얇은 정리서만 받거든..그래도 합격인걸 아마 내가 그 기간만큼만 했더라면 수석이 무난했을 거야”

이를 마라톤에 접목해보면 위의 예에서 선천적으로 탁월한 두뇌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극소수이지만)적은 노력으로 같은 결과 이상의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마라톤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운동능력을 갖춘 사람은 평균인에 비하여 월등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타고난 선천적 재능의 우열은 그들 상호간이나 적어도 동질성있는 개체들간에 있어서의 비교대상이지 평균인과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가령 선천적으로 탁월한 달리기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겉으로는 “달리기는 지속적인 훈련의 양이나 훈련효과에 비례하는 것이다”고 강변하면서 대회가 임박하거나 대회에 이르면 여러 사정을 운위하면서 전혀 또는 거의 훈련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막상 결과를 보면 우수한 성적으로 골인하는 것을 볼 때 나는 한없이 초라해지고 비참해지기도 하여 주눅이들어버린다.

나는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것처럼 죽어라고 연습하고 훈련을 해도 기록경신은 고사하고 현상유지를 하기에 급급하여 유구무언이로다.

어쩔 것인가? 머리가 나쁘면 손과 발이 닿도록 노력을 해야 겨우 풀칠을 하며 살아가듯 원천적으로 달리기 능력이 아둔한 주인을 만난 내 다리가 측은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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