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마라톤(여의도)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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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영기 댓글 0건 조회 1,493회 작성일 05-05-30 11:57본문
- 5/29(일) 여의도 한강변 일대 4시간 44분 47초 (09:00 - 13:44:47)
- 42.195km (페이스 : 6'45"/km, 속도: 8.89km/h)
휴대폰에 찟힌 기록을 보드니 마누라님 "왈(曰)"
"똥을 쌋구만 쌋어"
"기록이 저번주 하고 1시간이상 차이나는게 아직 초보야"
이기 한이불 덮고 자는 내조의 멘트인가.
그래 하고 싶은 말. 마구 혀 부려라.
대꾸할 힘도 없고 화도 안난다. 마음은 평온하니께.
출발전 준비운동을 하는데 등어리에서 땀이난다. 덥겠는걸.
1㎞ LAP 4'50" 이기뭐야 천천히 뛰자.
1㎞ LAP 4'40" 줄어들지 않는다.
뒤에서 정용태 사장님 목소리. 폼도 좋아졌고 속도도 붙었다고.
칭찬은 아마츄어도 잠깐 프로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정용태 사장님 뒤에 붙어 뛰었다. 고새를 못참고.
왜 해까닥 하였을까. 왜 뱁새가 황새를 쫓았을까.
한강철교 부터 잠실운동장 지나서 16㎞까지.
㎞당 4'30"페이스로 5㎞를 22'30"분 페이스로 쭉.
15㎞ 탄천 급수대 1시간 7분대.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고
주차장 지나서 매점인근 배가아픔을, 화장실에 가고싶음을 직감.
다행히 한강주로변이라. 가고싶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싸우나가 따로 없었다. 푹푹찌는 조그만 공간의 열기.
땀이 비오듯 뚝뚝 떨어졌다.
다시 뛰려고 하였으나 왼쪽배의 통증으로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불현듯 엄습하는 안좋은 생각들.
포기하여야 하는것 아닌가. 남은 26키로가 장난이 아니겠는걸.
왼쪽배를 문지르며 사아알살 사아알살 걷는듯 뛰고 있는데.
KM 의료봉사 하시는분 말씀.
어디 많이 아프세요 - 예. 배가 배가 아파서.
매주 너무 많이 뛰어서 그런거 아니예요 - 으으(참말로 아프다니께)
그렇게 고꾸라지기 시작하여 하프 1시간 53분.
광진교까지 올때는 몰랐는데
(너무 빨리 뛰느라고, 아파서 낑낑 거리느라고)
돌아가는길 발은 무겁고 배가 아프지만은 중간 중간 경치는 좋다.
천천히 뛰면 풍경도 주위도 다 보이느만.
23㎞지점 우측 풀숲에서 나는 새소리.
26㎞ 잠실운동장옆 다리힘은 빠지고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정진황형님께서 아이스크림 주고 가신다.
아이스크림 메론바 맛있다. 고맙습니다.
27㎞ 탄천 급수대.
차량통행 금지 방지벽 뒤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32㎞ 동호대교 아래 급수대.
신발을 벗어 머리에 베개하고 양말을 벗고
다리를 올려 방지벽에 올려놓고 누워 있었다. 전창만 형님 하고.
참말로 편했다. 아무생각 없었다.
천국이 따로 있을까. 여기 누워 있는 곳이 천국이지.
동호대교를 밑에서 올려다보기는 처음 이었다.
서울 날씨가 좋아서 파란 하늘도 보였으면 좋았으련만.
"요즘 젊은 것들은 군기가 빠져서 그렇다"고
웃으면서 고영우 고문님이 말씀하셨다.
고 고문님도 눕고 싶으셨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고문님.
잠원지구 좌측편으로 넝쿨장미꽃이 만개해 있었다. 이뻣다.
중간중간 주로변 수돗가에서 모자를 적시고 입을 헹겨내고.
여의도만 생각하면서 걷다 뛰다 뛰었다.
37㎞ 급수대의 물이 따땃했다.
풀밭에 노란 난초꽃이 군데군데 만개해 있었다. 고왔다.
40㎞ 63빌딩이 코앞에 보이고 한강에 오리도 보인다.
고향천에 방생시킨 백오리는 잘크고 있을까.
사회자의 멘트는 힘차지만 거의 초죽음 골인. 에고에고.
서울대회때마다 골인지점에서 반겨주는 회장님 종붕이형님
고맙습니다. 회장님 덥지 힘들지 말씀에 대답도 못하고 아이고.
웃음만 나온다.
마누라 말대로 오늘 똥를 쌋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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