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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일지

새벽강변(K-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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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영기 댓글 0건 조회 899회 작성일 11-07-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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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3(일) / 상암동~성수교 / 4시간 25분 29초(06:40 - 11:05:29)
- 42.195km / 6'18"/km / 9.54km/h / 아식스 TJR311(BK)

지역사회 형님들과 함께 이른 아침 비가 오는 가운데 대회장으로 이동한다.
장마철 우기임에도 참가자가 많아 대회 분위기가 출발 시간이 가까와짐에
따라 고조되고 있다. 비는 많이 오고 있지 않아 다행이다. 정해진 시간보
다 10분 늦게 출발하였다.

가볍지 않은 몸과 마음인지라 4시간 안에만 뛸 수 있으면 하는 기대속에
초반 페이스를 유지하여 본다. 한강변으로 접어드니 한강물이 많이 불어
있고 곳곳에 물이 고여있어 살짝살짝 피하여 달려본다.

6키로 근방 기운이 떨어지고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 왔지만 금새 회복하
였다. 그러나 11키로 16키로 지점 동일한 현상이 반복되었다. 중랑천과
한강 합수부 인근 싱그럽게 피어있는 황새꽃(나리꽃)의 환영을 받으며
반환점으로 가고 있는 길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다.

반환점을 돌고 난 급수대 힘듬. 아직 반밖에 안왔는데 오버도 안했는데
급격한 체력 저하에 이온음료와 바나나를 여유있게 앉아서 먹고 스트레칭
을 간단히 한 다음 4시간 페메 뒤에 붙어 달려본다. 다닥다닥 페메 풍선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좋다. 우려했던 것보다 힘들지 않고 달릴만한게
다행이다 싶었다. 억수로 퍼붓고 있는 비속에 운동화가 젖을까봐 웅덩이를
피하던 초반의 잔머리는 없다. 질퍽하게 고여있는 곳도 직선으로 첨벙첨
벙 달리고 있다. 시원한 우중주 힘들만한 거리인데 거리는 줄어들고 있다.

페메가 좀 치고 나간다. 내 페이스는 정상인데 굳이 따라가지 않고 내
속도대로 달린다. 앞선 페메와는 더이상 거리가 벌어지지 않고 가시권
내에 노란 풍선이 계속 보이고 있다.

30키로 급수대 물을 마시고 있는데 자봉분이 긴박하게 핸드폰 통화를
끝내고 한강물이 불어나 원효대교 아래에서 통제를 한다고. 더이상 달
릴 수 없다고 전해준다.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은 얄팍한 생각을 하였다.

원효대교 까지만 이라기에 지쳐가도 비를 즐기고 비를 맞으며 처벅처벅
달렸다. 역시 원효대교 아래까지 였다. 아니나 다를까 우회를 시키고
육교를 넘어 다리밑으로. 달릴 길이 아직 많이 남은 모여있는 동료들이
"이게 뭔일여" 허탈함을 토해내는 사이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앞서 와서
대기하던 아는 지인들과 애기하는 가운데 회수차는 이동 중이라고 하고
경찰는 안전을 위하여 차량을 서행시키고 있고 다리 아래는 부산함과
웅성웅성 난리이다.

계속 강행군 한 앞에 간 달림이도 있다고 하면서 몇몇 동료들이 달려
나간다. 얼마 남지 않은 거리이기에 천재지변이기는 하지만 차를 타면
웬지 후회가 될 것 같아 달리기로 맘먹고 동료들을 따라 빗속 갓 길로
접어든다.

강변북로를 빠져나와 공덕동 로타리 이정표를 보고 직진후 상수동 방향
으로 직진하였다. 이쪽 길은 대학 때 상수동에서 자취를 하여 잘 알고
있기에 앞서서 달렸다. "길 아세요" 물어오는 동료분에게 "예 잘 알아요"
따라오세요 라고 애기하고 예전 302번 종점쪽으로 가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처음 황당하게 왔는데 도로도 넓혀졌고 거리도 건물도 많이 바뀌어
있다. 예전 당인리 발전소쪽으로 향하는 골목길이다.

동료들이 많이 불어나 20명 안쪽 우루루 달리고 있다. 동네 주민들은
이게 뭔일인가 할 것이다. 한 분이 동네 슈퍼로 후다닥 뛰어 들어가 물
과 떡과 사탕을 사서 동료들에게 베푸신다. 감사하다. 물도 벌컥벌컥
떡도 한 조각 손잡이가 있는 사탕은 입안에 넣고 기운을 내 합정동
근처까지 어느새 왔다.

길을 아시는 분이 강변북로 진입차로 갓길로 안내하여 강변북로로 진입
하였다. 차량이 빗길에 쌩쌩 달리고 있다. 위험하다. 우회 진입 차로는
더 위험하다. 수 신호로 서행과 정지를 부탁하며 차를 보내고 차를 세우
고 우리는 계속 진직하고 있다. 흙탕물 좁은 하얀 실선을 따라 조마조마
하며 달리고 있다. 경찰차가 앞 뒤로 붙어 어느 새 호위하여 비상 벨을
울리며 안전을 확보하여 주고 있다.

강변북로 길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저멀리 성산대교 붉은 아치 다리가
보이고 있다. 월드컵 경기장도 보인다. 거의 다왔나 보다. 월드컵 경기장
진입 우회전 길을 따라 올라가 공원 입구까지 와서 경찰차가 멈추고
인사를 건네고 있다. 민주 경찰이 오늘처럼 고맙고 감사하기는 처음이다.
공원을 들어서면서 밝은 미소로 감사함을 전하고 공원 길 남은 거리를
달리지만 힘듬보다는 다왔다는 벅찬 생각에 마지막 힘이 났다. 골인지점
반갑게 맞아주는 대회 진행 운영진들의 환영을 받으며 골인하였다. 힘든
길을 뚫고 무사하게 와주어서 감사하다는 뜻인지 대회 책임자인 듯한 분
께서 깍뜻하게 인사를 건넨다. 사회자도 다 오셨습니다 고생 하셨습니다
의 멘트도 찡하였다.

- 05 ㎞ : 27'28"
- 10 ㎞ : 27'21"
- 15 ㎞ : 27'42"
- 20 ㎞ : 27'48"
- 25 ㎞ : 29'10"
- 30 ㎞ : 29'40"
- 34 ㎞ : 22'40"
- 원효대교 아래 13' 35"
- 42.195 ㎞ : 59'24"
- 계 : 4:25'29"

차량을 타도 될 일을 주로를 이탈하여 길을 뚫고 마라톤 정신으로 달려
온 길이다. 조국의 승전보를 전할려고 죽기 살기로 뛰었던 그리스 병사
는 아니었을지라도 완주후의 나에 대한 대견함과 감동은 그 동안의 어떤
완주보다 갚진 달리기였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라는 속담처럼 가고자
하는 길에 목표만 있으면 못 갈길도 없다는 진리를 몸소 처절하게 체험
한 하루였다. 빗속에 애써준 자봉 경찰 대회운영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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