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마협대회(4) > 달리기일지 new~

12/9 (화) 전마협대회(4) 8:30~
거리 : 42.195km
기록 : 3:16‘54
순위 : 3위 (4풀 종합순위 2위)

제주일주 4연 풀 중 마지막 일정이다.
오늘은 참가자 대부분이 육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서 촉박한 항공편 관계로 대회시간을 1시간 정도 앞당겨서 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부득이 8시 10분에 출발한다는 문자메세지가 뜬다.

비몽사몽 피로한 몸을 이끌고 대회의 마지막 날까지 더욱 긴장의 끈을 풀지 않고 유종의 미를 위하여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출발지를 향한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최고기온이 18도라니 꽤나 포근한 정도를 넘어서 달리는 데는 좀 더울 듯싶다.

종아리와 대퇴부 근육이 뻐근하고 묵직하지만 마지막 날인 점을 감안하여 오늘도 몸의 허용한계까지 최선을 다하여 역주하리라 다짐하며 출발신호에 맞추어 나를 포함하여 4명이 나란히 선두그룹을 형성하여 힘차게 차고 나간다.

내심 무언의 약속이나 한 듯이 5킬로 까지는 그 누구도 앞서감이 없이 이열종대를 이루어 나가다가 점차 선두와 2위 및 3위 그룹으로 갈리어 제각기 독주하는데, 대회의 4일차에 이르는 상황이라서 체력이 소진되어 나를 포함하여 선두그룹도 박진감이 없어 보인다.

오늘의 나의 목표는 어제와 같이 3시간 10분대에 맞추어 골인하고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였으나 30킬로를 넘어서면서 페이스가 다운되어 3시간 16분대에 골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4일 동안 풀코스 각 완주기록이 20분대를 초과함이 없이 거의 고른 기록으로 10분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만하면 나의 그간의 훈련과 주력상태를 반영하는 선전으로 괄목할만한 성적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왜냐하면 2년 전에도 4풀에 도전하여 완주하였으나 그 통산기록을 평균하여 보건데 3시간 27분이었으나 이번에는 통산평균기록이 3시간 13분을 작성함으로써 무려 14정도 단축하였으니 진일보한 발전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내가 금년에 이 제주일주 4 연풀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내년 동마를 겨냥하여 동계훈련에 돌입하면서 날로 방만해지는 안일한 심성을 일깨우는 채찍의 계기로 삼고 또 한편 그간의 나름대로의 훈련평가와 나의 체력을 검증받아 보고자는 욕구가 발동하면서 무모함을 무릅쓰고 주사위를 던졌던 것이다.

이러한 나의 뜻이 관철되어 부상의 후유를 남기지 않고 성공적으로 유종의 미로 수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내가 작년 한라감귤마라톤대회를 기해 풀코스 100회를 완주하면서 느꼈던 소회가 완주횟수에 중점을 두어 마음만 먹으면 매주 참가하여 한달에 4회, 1년이면 적어도 50회 이상을 완주할 수 있는 체력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확신했던 것처럼 이번에 4 연풀에 위와 같은 성과를 거둠에 따라 마음먹기에 따라 6 연풀 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람에 따라 마라톤을 보는 생각이 같을 수는 없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인생이 결코 가식적인 무대에서 연출되는 일회용의 연극이 아닌 것처럼 마라톤이란 진지한 자기성찰을 통해 배아 되는 성취의 결실이기에 맹목적인 완주횟수보다는 한번을 완주하더라도 자기역량을 쏟아 부어 최선을 다해 역주하는 것이 보다 가치 있고 훨씬 의미 있는 완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4일 동안 공사다망한 나의 사생활을 불문에 접어두고 제주도 전역에 걸쳐 건각과 뜨거운 가슴으로 역동적인 질주를 통해 원 없이 장거리훈련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앞으로 내가 여생을 살아가면서 잊을 수 없는 회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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