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에코(H-19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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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영기 댓글 1건 조회 1,498회 작성일 08-11-09 11:36본문
- 11/09(일) 계족산 주로 3시간 53분 11초 (09:00 - 12:53:11)
- 42.195km / 5'32"/km / 10.85km/h / 나이키 줌141카타나
삶과 죽음. 외삼촌이 돌아가셨다.
충남 결성면 무랑리에서 누님과 여동생이 많은 아들로 태어나
부모를 모시고 농사를 지으시면서 억척스럽게 가족을 이끌어
가셨던 외갓집 삼촌. 등걸같은 까칠함과 강한 무쇠처럼 투박했던
큰 손, 그라스에 쐬주와 독한 담배를 즐겨하시면서 3년전에는
끝내 위암 말기 판정으로 병상에 누워 계시다가 기적적으로 좋아
지셔서 퇴원을 하였었는데.
그 좋아하던 술과 담배를 광천면 천북리 댁에서 말리는 가족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즐기시다가 칠순이 갓 넘으셔서 돌아가셨다.
외삼촌은 행복하셨을까.
이복 누님들, 큰 누님과 막내 동생 나이 차이가 30살.
막내 동생은 동인천에서 보신탕 집을, 큰 누님은 홍성에서
포목집을 운영하다 화재로 잿더미가 되고. 둘째 누님은 갈산에서
국민핵교 교장을 하는 아들을 키워내시고.......
이모님의 얼굴을 뵐 때마다 어느분이 몇째 이모님인지 아직도 가물
가물하다. 어머님 한테 엄마는 몇째였냐고 여쭈어 봤었었는데 여덟
째인지 아홉 째인지.
홍성의료원. 한 벌밖에 없는 70년대 파란 양복을 입으신 영정 사진
으로 웃으면서 바라보시는 외삼촌에게 절을 드렸다. 이모님들에게
쐬주를 연거푸 따라 드리고 11시 가까이 집으로 돌아왔다. 잠은
안오고 삶과 죽음을 계속 생각하다 새벽 한시 넘어 간신이 잠이
들었다.
네시전에 깨어 물 한모금 마시고 지역사회 형님들과 클럽 버스
출발장소로 이동하였다. 출발 하자마자 곤하게 한시간 정도 푹
잠을 자고나서 망향휴게소. 삶과 죽음의 생각은 없었고 밥을 우겨
넣었다.
11월 초순의 일요일 아침 날씨치고는 춥지않고 좋다.
오븟하게 밝은 표정들과 함께 계족산으로 출발하였다. 몸이 많이
무겁다. 잠도 부족했고, 급하게 먹은 아침밥도 더브륵 외침하다.
언덕을 천천히 오른듯한데 5키로 랩은 생각보다 빠르게 왔다.
속도를 줄여서 편안하게 달릴려는 마음이었는데 10키로 랩도
빠르다. 12.5키로 급수대옆 해우소에서 몸속의 물을 배출하고
나니 몸이 많이 가벼워진다.
14키로 인근 뒤통수가 가렵게 내 이름을 이야기하며 뒤에서 달려
오는 석환 남헌 병주 형님들과 동반주를 하기 시작하였다. 풀린
몸으로 아주 편안하게 2회전을 사부작 사브작 뛰어가기 시작하였다.
이유없이 착출당하여 1년에 2~3번 경호 임무를 수행하였던 대청호
도 보이고, 하얗게 보이는 대전시도 보이고, 단풍도 보이고,
바람 소리도 들려오고......편안하게 뛰고 있는 나도 보인다.
3회전도 아무런 힘듬없이 언덕을 평지처럼 뛰어가다 37.5 급수대
에서 형님들을 뒤로하고 스퍼트를 시작하였다. 3:50'내 가능할거
같은 순간적인 생각으로. 오늘 뛰어왔던 속도가 있어서인지
스퍼트 랩은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41키로 지점 누적 시간으로
보아서 욕심의 시간은 낙엽되어 굴러갔고, 멈추어서서 빨간색 와인
을 먹을까 파란색 와인을 먹을까 고민하다 파란색 와인을 음미하며
마시고 남은 거리를 달려 골인 하였다.
- 05㎞ : 26'39"
- 10㎞ : 26'54"
- 15㎞ : 28'04"
- 20㎞ : 27'06"
- 25㎞ : 27'53"
- 30㎞ : 28'01"
- 35㎞ : 28'54"
- 40㎞ : 27'21"
- 42.195㎞ : 12'37"
- 계 3:53'14"
계족산 임도 주로가 판판하게 정비가 잘되어 있었고, 산행을
나온 시민들의 표정은 근심없는 순한 착한 행복한 표정들이었다.
집근처 천마산 임도에 비하면 자연의 와일드한 부분이 없는
밋밋한 주로였다. 산 길은 돌맹이와 자갈도 있고, 산 속에서는
새소리도 들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다람쥐가 내 앞을 달려가거나
작은 물소리의 폭포도 있으면 정신이 완전히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었을텐데. 조금은 2% 모지란 주로의 환경이었다.
대회를 준비하여 주고 밝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봉사를 하여준
모든분들이 있었기에 2% 모지람은 뛰고 난후 20% 남음으로 넘쳐
난것 같다.
행복함이 많은 달리기 시간이었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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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이섭님의 댓글
고이섭 작성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빠른 회복과 즐거운 한주가 되기를 바랍니다
노영기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