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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500회 완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무언 댓글 8건 조회 4,443회 작성일 16-06-09 08:56

본문

드디어 500고지를 점령하였네요. 완주기라기 보다는 회고록에 가깝네요. 졸필이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립니다.
 
제13회 새벽강변마라톤(16. 6. 5, 일)
 
 
드디어 500고지 점령이다.
 
5월 8일 소아암환우돕기 마라톤 이후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야 500회 완주를 한다. 2001년부터 달리기 걸음마를 시작하여 2002년 4월 14일 전주군산마라톤에서 처음으로 풀코스에 도전한 이후 2016년 6월5일 오늘까지 14년 여 세월이 흘렀으니 강산이 한 번 이상 바뀌었다.
 
새벽 일찍 대회장인 여의도로 가는 전차 속에서 문득 내가 마라톤을 시작하면서부터 있었던 지난 과거에 젖어본다.
 
∎직장 상사님이 진작에 마라톤 하자는 권유에도 그 힘든 마라톤을 왜 하느냐며 고개를 흔들다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판정을 받고는 몸무게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리기 시작한 것이 마라톤 입문이다. 그때가 2001년 내 회갑 때다.
∎난생 처음으로 10km를 1시간 15분에 달린 후 하루 종일 쇼파에서 누워 지냈고, 2주 후 20km를 2시간 반에 달리고 난 후 이틀을 꼼짝 않고 누워 지냈던 일.
∎01년 8월 26일 제1회 여주세종대왕마라톤대회에서 난생 처음 하프마라톤에 참가한 후 풀에 도전해 볼 걸 하는 엉뚱한 욕심을 내 본 일.
∎2002년 전주군산마라톤대회에 풀코스 첫 도전하면서 105리 길이 얼마나 멀고 힘든 길인 줄도 모르고 무모하게 sub 4를 하겠다고 큰소리 탕탕치며 달리다가 왼쪽 팔뚝 중간쯤에서 팔이 떨어지는 아픔을 느끼다가 35km 급수 대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시고는 돌아서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던 일,
∎2002년 11월 3일 두 번째 도전인 중앙마라톤에서 하프 반환점을 돌아오시는 한강달 김태식 회장님(회장님의 강권으로 마라톤 입문)이 “됐다” 하며 응원하는 대로 아마추어의 꿈인 sub4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보스톤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기록을 달성하며 하늘을 날아갈 듯 기쁜 마음으로 한 턱 쏜 일,
∎06년 8월 완도 청산도에서 정미영님과 함께 달리는데 “아! 여자다!!!” 고 탄성을 지르며 신기해하던 시골 할머니의 호기심 가득 찬 모습, 함께 한 故 이규선님, 박상학님, 정미영님의 강권으로 100회에 가입하여 어느 새 원로 대우를 받아 연회비도 면제 받았으니 이를 어찌 갚을꼬?!,
∎06년 9월 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 100회 마라톤대회에서 운두령 아래 북대사를 지나 4km여의 내리막길을 전력 질주 하던 일.
∎06년 11월 진주 진양호에서 故 고영우 박사님의 페메로 아마추어의 꿈인 100회를 달성하여 100회 인의 환호를 받으며 세상을 다 얻은 듯이 기뻤던 일,
∎그해 11월 대구 성암 산악마라톤에서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리며 아찔했던 일,
∎나가서 죽던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라는 집사람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07년 3월 전마협에서 처음 시도한 제주 3연풀을 달리고 나서도 열흘 정도는 더 연풀 할 수 있겠다고 기염을 토하던 일,
∎그 해 5월 수안보에서 시골길 산모퉁이에 핀 찔레꽃 향기에 취해 마냥 즐거웠던 일,
∎같은 해 6월 해외 마라톤여행이 처음인 중국 대련국제마라톤대회 참가 후 백두산 서파를 다녀 온 일,
∎6월 24일 두 번째 울트라마라톤 도전인 북한강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완주 후 다시는 울트라에는 도전하지 않겠다고 다짐 했던 일.
∎8월 사천 노을마라톤에서 깜깜한 밤에 주로에 깔아놓은 비행기 활주로 표시등과 같은 아름다운 빛의 향년,
∎ 09년 4월 음성 반기문 마라톤대회에서 대선배이신 석병환 어르신이 300회, 나는 200회를 완주 하던 일,
∎2010년 9월 집사람과 함께 칠순잔치를 겸한 베를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동구(東歐)를 여행하면서 동행자 스물 여섯이 한 마음이 되어 가장 즐거웠던 해외여행,
∎11년 6월 미사리에서 전마협의 스켈리도 전국마라톤대회에서 300회 때 귀여운 손녀 민솔이가 응원해 주던 일,
∎12년 10월 4박 8일 간의 서울 부산 이어달리기에서 270km를 달리고 난 뒤 왼쪽 무릎 연골 파열의 부상을 입고 병원의 강력한 수술 권유를 내몸 스스로의 자연치유를 기대하며 수술을 거부하였던 일,
∎13년 12월 칠마회 공준식회장님의 300회 완주하는 날 엉겁결에 400회를 함께 달성 했던 일 등 마라톤 풀코스 대회참가에 푹 빠져 지방나들이를 이웃 집 드나들 듯 하며 찜질방을 전전하던 일 등이 영화화면처럼 돌아가며 지루한 줄 모르고 현장에 도착한다.
 
여의도 행사장으로 가는 길목, 여의나루역에서 터미널 역에서부터 만난 편재일, 손유현님과 인천 김동호님을 만나 함께 행사장으로 가서 500회 완주 프래카드와 족자를 설치한다.
100회, 칠마회원들 기타 여러 달림이들로부터 500회 완주 축하 인사를 받기 바쁘다. 특히 63개띠(?) 여자 분이 일부러 찾아와서 축하인사를 하는데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니 답답하다.
 
07:00 출발이다. 오늘 일기예보는 낮 기온이 32도가 넘는다고 하니 모두들 더운 날씨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페이스메이크를 자청한 정미영, 최남수님을 비롯한 칠마회 공회장, 장재연, 정진원, 한강달 이우찬, 노재선, 정진우님 등이 한 무리가 되어 함께 출발한다.
 
페메 정미영님이 너무 세세하게 신경을 써 주니 오히려 부담이다. 그래도 달리면서 몸 푸는 법, 먹을 것 등 이것저것 다 챙겨주니 고마울 뿐이다.
특히 최남수님은 평소 빠른 템포라 느린 페이스메이크는 하기 어려울 텐데도 끝까지 나를 지켜주는 그의 성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노재선님께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방화대교 10.5km 첫 반환점을 돌아 안양천 합수부인 염창교를 건너 광명시청 25.6km 2차 반환점을 향하는 주로는 가로수가 많아 비교적 더위를 덜 느끼는 코스이나 2차 반환점을 돌아서서는 피로가 점점 쌓이기 시작하더니 나도 모르는 새 땀이 비 오듯 흐르고 배가 고파오니 주로에 있는 수도꼭지가 자꾸 눈에 들어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수시로 수도꼭지에 머리며 어깨 등에 찬물을 끼얹으니 걸음이 느릴 수밖에 없는데도 페이스메이크 최남수님, 정미영님이 끈질기게 기다리며 때로는 어깨 등을 두드려 주며 힘을 북돋아주니 이 분들의 성의를 저버릴 수도 없는 노릇,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은 했으나 몸은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다.
지난 주 수요일 감기에도 무리하게 완주한 이후 몸살감기로 나흘을 꼼짝 않고 몸져누운 바 있고 난 이후 회복이 덜 된 모양이라고 핑계 대 본다.
 
남은 거리 5km 급수 대를 지나면서 정미영님이 sub5는 가능하다며 발길을 재촉하는데도 내 몸은 따라주지 못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는 노릇인데 최남수님, 노재선님은 무리하게 달리지 마라며 천천히 달리기를 권하기도 하여 마음 편 한대로 발길을 떼어놓기로 한다.
 
500m 남은 거리에서 63개띠 여자 분이 또 커피를 건네주며 끝까지 응원해 주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이 고마움을 언제 갚나 잠간 고민해 본다.
“김무언, 500회!, 김무언, 500회!”를 연호하며 골인 점을 향하는데 “아! 할아버지다!” 하는 소리 나는 곳을 보니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녀 태윤이, 재윤이가 할머니, 애비와 함께 응원하다 태윤이가 얼른 달려와 내손을 꼭 잡고 함께 골인 점을 향하니 온 세계를 다 얻은 듯한 가슴 벅찬 기쁨을 맛본다.
 
 
05;04:22의 기록으로 대망의 500회 완주(16/500, 배번 40113)를 끝내는 순간이다.
너무나 기쁜 나머지 500회 완주를 내일처럼 끝까지 보살펴준 정미영님을 얼싸안으며 함께 기쁨을 나누고 최남수님, 노재선님께도 고마움을 수없이 전한다. 또한 마라톤을 시작한지 14년 여 세월이 흘러 강산이 한 번 이상 바뀌었을 뿐 아니라 500회를 완주하는 동안 지구 한 바퀴(40.192km)를 더 달린 45천km를 달리며 그 동안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면서도 버텨준 내 몸, 특히 무릎 연골파열이란 부상에도 꿋꿋이 버텨준 다리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느낀다.
 
여기는 여의도따로국밥집, 500회 완주 기념연 자리.
 
정진우님 사회로 칠마회장님 인사말, 완주패 증정, 나의 답사에 이어 나를 오늘의 500회 완주 자리에 서 있게 한 귀한 분, 한강달 김태식회장님을 소개한다. 2001년 그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석환님이 가져온 케익 컷팅을 시작으로 만찬이 시작된다.
 
오늘 이 자리에는 공준식 회장님을 비롯한 칠마회원, 100회 이재승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및 이경두, 양성익 고문님, 함찬일님 등 회원 다수와 김태식 회장님을 비롯한 한강달 회원님들, 윤상현님과 수마클 회원 및 김은기님과 수요마라톤 동우회원 여러분들이 참석하여 나의 500회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해 주니 할머니를 비롯한 우리 가족 모두, 특히 손녀 태윤이가 너무 기뻐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재롱을 부리니 회원님들 모두 즐거워한다.
또 살며시 은근슬쩍 도와주신 공준식회장님, 장재연님, 김무조님, 김순옥 부회장님, 한강달 회원님들, 김용관사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특히 오늘 우리 100회 김평기총무님께서 특별히 “너와 나의 사랑”의 축가(祝歌)를 불러주어 축하분위기를 한결 더 고조시킨 일은 처음 있는 일이라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후기
 
오늘 500회 고지를 점령하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하산해야겠다. 연풀, 매주 달리던 것을 2주일 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풀코스에 참가하고 10km 내지는 하프코스 달리기로 100세 건강시대를 여는 건강마라톤을 하여야겠다.
풀코스를 500회 완주하는 동안 대회 때 마다 기록증과 배번 그리고 참가기(참가일기)를 한 묶음으로 기록보관하면서 가끔 첨부된 사진과 참가기를 읽어볼라치면 그날의 기억이 새로워져 즐거운 회상에 빠지곤 한다.
 
과유불급이라며 후배들에게는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충고하면서도 막상 본인은 그것을 모른다. 2012년 가을 고등학교 후배들과 함께 4박 8일간(토, 일)의 부산항일학생의거(1940년 11월 23일 부산공설운동장에서 제2회 경상남도 전력증강국방경기대회에서 한국인학생들(부산상고, 동래고)에 대한 편파판정으로 심판장 일본군 육군대좌 노다이의 관사를 습격-일명 노다이 사건-한 학생운동으로 2003년부터 부상, 동래고 합동으로 매년 시행하고 있다)를 기념하기 위하여 서울 부산 이어달리기 430km 중 270km를 달리고 난 후 왼쪽 무릎 연골 부상으로 수술을 강권 받았으나 자연치유에 맡기고자 수술을 하지 않고 한 동안 달리기를 멈추어야 했으며, 그 후로는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하여 최근에는 달리다가 포기도 가끔 할 때가 있고 달리기가 싫어질 때도 있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다고 했다. sub4를 밥 먹듯이 할 때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큰소리 쳤었는데 한해한해 나이 들며 가는 세월은 붙잡지를 못한다는 진실을 요즘에야 뼈저리게 느끼니 이제야 철이 드나보다.
 
끝으로 500회 완주 책자에 올린 출사표로 이 글을 마무리 하자.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다고 했다. 고혈압 판정을 받고 건강을 지키고자 새벽 일찍 일어나(유쾌) 맑은 아침공기를 마시며 달리다가(상쾌) 시원한 밀어내기의 통쾌한 쾌감을 즐기며 달리기를 시작한지 어언 14년여, 지구 한 바퀴 이상을 달려 2016년 6월 5일 새벽강변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500회를 완주하게 된다. 100회 마라톤클럽 및 칠마회 회원으로서 노인달리기의 저변확대를 통하여 100세 건강시대를 여는 밀알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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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세현님의 댓글

박세현 작성일

2002년 풀 입문하신 후 초고속으로 달려오신
원로님에게 놀라움과 경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냉철한 이성력으로 무게중심과
배의 바닥짐의 역할을 감당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좀 더 편안하게..그리고 여유있게 미소완보하기길 바랍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 가끔이나마 지도편달해주세요~~

정승길님의 댓글

정승길 작성일

선배님 뒤늦게 인사드립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이재승님의 댓글

이재승 작성일

500회완주를  축하드리며
3행시를 지어봅니다

    김- 무- 언님께서 즐겨부르시는
 
  " 무- 너진 사랑탑 " 은

    언- 제 들어도 기똥차게 좋아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이진철님의 댓글

이진철 작성일

몸으로 쓰신 큰형님의 추억이 깃든 500회 완주기!
큰 감동과 함께 불굴의 의지와 노장의 투혼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건강 하시고 가끔은 주로를 완상 하시며 백세까지  유쾌 통쾌
상쾌로 달리시기를 바랍니다.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1년6개월만에 마라톤 100번완주하심은,
8학년을 넘보는  연령대에선  우리를  화들짝  놀라게했어요. ^^

어찔한  400에서  500고지로 향함에 있어  더욱더  무리수이지요.^&^
더군다나 무릎연골부상을 안고서  500  대기록은  경이로운 족적입니다.

이번에  좀더 선배님과  사전계획갖고  동반주했어야
유쾌하고  상쾌한  즐런이었을텐데...
지금도  많이 후회됩니다.^^

선배님의  500이후  계획대로  진정 건강을 위한 100세시대  선구자로
마라톤즐기시길  기원합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힘!

문광신님의 댓글

문광신 작성일

김무언 원로님!
대망의 500회 위업 달성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날 함께 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이젠 천천히 즐기면서  달리시길 바래요.
김무언 아자, 화이팅!!!!!!

오석환님의 댓글

오석환 작성일

기억은 잘 안납니다만  저랑 첫 제주3풀을 같이 뛰셨군요. 저두 혼났는데 ...ㅎ
아마 국내 500회 이상 완주자중 최고령자이실것 같은데, 의미있는 기록입니다.
말씀하신데로 이제 풀은 좀 줄이시고 건강달리기 위주로 즐기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이재복님의 댓글

이재복 작성일

2002年 마라톤 입문 14년의 즐거운 여정
500回 대업을 이루신 김무언 선배님
그간의 간직된 대회일지 기록증 배번에서 14년의 즐거운 회상처럼
앞으로의 마사랑도 강건하게 이어 나가시길 기원 합니다
500回 완주 축하 드립니다 선배님

이름
완주
최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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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8:54
86
02:43:33
83
03:28:01
83
03:24:22
77
03:51:41
77
03:54:26
76
02:53:57
74
03:03:26
71
02:59:34
61
04:01:53
이름
완주
최고기록
493
03:27:10
192
02: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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