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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 마라토너, 같이 뛰니 형제애 쑥쑥

문정수·광보·광신씨 “3명 모두 100회 완주가 목표”
김왕근기자 wkkim@chosun.com

입력 : 2005.09.07 09:41 13'




▲ 문정수(맨앞) 광보(두번째) 광신 삼형제는 1주일에 한번씩 남산 산책로를 뛰면서 우애를 다진다.

서울 서초동 개인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변호사 문광신(45)씨는 지난 2002년 가을 막내딸 수지(10)로부터 “담배를 안 끊으면 뽀뽀해주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 20세부터 하루 2갑씩 피우던 담배를 끊은 문 변호사는 살이 찌자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다가 마라톤에 입문했다. 문 변호사는 2003년 5월 한강변에서 열린 러너스페스티벌 풀코스를 처음 완주한 이후 지금까지 풀코스를 28회 완주했다. 그러면서 높았던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등 체력이 좋아지고 머리도 맑아졌다. 그는 “올해 입학한 서울시립대학교 세무대학원 석사과정이 힘들지만 마라톤의 힘으로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광신씨의 셋째형 정수(52)씨는 광신씨의 첫 마라톤 풀코스부터 비디오 촬영을 해주다가 마라톤에 입문했다. 지난 2004년 3월 LG화재마라톤에 동생 광신씨를 페이스메이커 삼아 뛰었고 이후 풀코스를 18회 완주했다. 파주·적성 지역의 25사단에서 부사관으로 20년간 야전생활을 하면서 피부병으로 고생했던 정수씨는 마라톤을 계속하면서 피부도 깨끗해졌고, ‘배가 나오고 옆구리가 넉넉했던’ 몸매도 날씬해졌다. 실내인테리어업을 하고 있는 넷째형 광보(50)씨도 동참했다. 광보씨는 지난 2004년 춘천마라톤에서 첫 풀코스에 도전했고, 삼형제는 이 대회에서 나란히 완주한 후 서로 얼싸안으며 축하해줬다. 지금까지 광보씨는 마라톤을 6회 완주했다.


“그전에는 서로 얼굴 보기도 힘들었는데, 마라톤을 하면서 형제들이 자주 만나요. 우리들에게 마라톤은 우애를 다지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끈이지요.”


삼형제는 수요일이나 목요일 저녁 남산에서 모여 산책로 코스 3㎞를 2~3회 왕복함으로써 12~18㎞를 뛴다. 운동이 끝나면 장충단공원 인근 먹자골목에서 막걸리를 기울이며 마라톤 훈련 성과와 집안 얘기, 세상 사는 얘기를 한다. 한 달에 한두 번은 주말을 택해 의정부에 사는 부모님을 찾아 뵙고 의정부 종합운동장 바깥 트랙을 돌거나 중랑천변을 뛴다.


마라톤 최고 기록은 광신씨가 3시간33분17초, 정수씨가 3시간49분47초, 광보씨가 3시간41분25초다. 삼형제는 모두 오는 10월 23일 춘천마라톤에 출전한다. “그 이후의 계획요? 3명이 모두 100회 완주를 이루는 거지요.” “기록에는 큰 욕심이 없다”는 삼형제는 “그저 건강하게 마라톤을 계속할 수 있으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