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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코스 500회 완주가 소원”
국제관광마라톤대회서 국내첫 100회 완주 도전 박용각씨




“마라톤 풀코스 100회 완주는 ‘시작’일 뿐이다.”
전국 어느 곳이든 42.195 레이스가 펼쳐지는 마라톤대회에 빠짐없이 출전하고 있는 박용각(49·경기도 안양시 평촌동)씨는 세계일보가 특별후원하는 제4회 국제관광 서울마라톤대회에서 국내 최초로 100번째 풀코스에 도전한다.

5일 오전 9시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출발, 한강시민공원길을 따라 성수대교를 돌아오는 42.195 레이스에 나설 박씨는 “풀코스 도전 6년6개월여 만에 100회를 완주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달리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마라톤 풀코스 완주 국내 최다기록 보유자인 박씨는 앞으로도 매년 15∼20개 대회에 출전, 풀코스 500회 이상 완주하는 게 평생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100 이상의 울트라 마라톤도 8차례 완주한 박씨에게 마라톤은 ‘중독’을 넘어 ‘삶’의 중심이 된 셈이다.

충남 공주 출신인 박씨의 마라톤 인생은 우연히 시작됐다. 1998년 3월 신문 광고를 보고“나도 한번 뛰어보자”며 당시 경주에서 열린 대회(4시간36분00초)에 출전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30 지점에서 더 이상 뛸 수 없어 도로가에 주저앉아 포기하려는데 ‘풀코스 7회 완주, 74세 남산 선바위’란 글귀를 등에 붙이고 달리는 할아버지를 보고 부끄러워서 다시 일어나 뛰었다고 한다.

43세의 ‘늦깎이’로 마라톤에 첫 발을 내디딘 박씨는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기록에 욕심이 생겨 3병의 소주와 하루 2갑가량의 담배를 끊었다. 98년 10월 춘천마라톤에서 자신의 기록을 1시간가량 단축시킨 뒤 99년 ‘100회 마라톤클럽’에 가입했다. 박씨는 레이스 도중 부상을 입어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잡념을 없애주고 활기찬 생활을 하는 데 마라톤이 ‘최고’라고 예찬한다. 박씨는 또 아테네올림픽 마라톤에서 연도의 시민으로부터 불의의 습격을 받고도 레이스를 완주한 브라질의 반델레이 리마 선수야말로 마라톤 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99년에 6차례 완주한 박씨는 2000년 10번, 2001년 14번, 2002년 19번, 2003년 29번 등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개근하다시피 했다. 올해도 19차례 완주했다.

지난해 3월 마산 3·15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31초가 최고 기록이라는 박씨는 옷수선 일을 하는 아내(추명희·48)의 반대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젠 아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7년째 마라톤을 하고 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돈을 써가며 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걸 극구 말렸지만 남편의 강한 의지를 꺾지 못했던 것.

박씨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인근 관악산 또는 청계산을 15가량 달리고, 저녁 무렵 집 부근 공원에서 15가량 더 뛴다. 비오는 날만이 휴일이다. 박씨의 연습량은 엘리트 마라토너들에 못지않은 매달 500를 소화해내고 있다.


강용모기자

/ymkang@segye.com

2004.09.01 (수)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