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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박용각씨 “마라톤 100회 완주”

“그냥 뛰는 게 좋습니다.”

아마추어 마라토너 박용각씨(49·경기 안양시 동안구·사진)가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반포대교를 왕복하는 제4회 국제관광서울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42.195km) 100번째 완주에 도전한다.

박씨는 1998년 초 첫 완주를 시작으로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전국 규모의 마라톤 대회 풀코스에 모두 참가해 완주했다. 박씨가 소속돼 있는 마라톤 동호회 ‘100회 마라톤 클럽’(회장 이경두)에 따르면 기록증을 발급하는 정식대회에서 풀코스 100회 완주는 마스터스와 전문마라토너를 통틀어 국내에서 박씨가 처음. 박씨는 그동안 모은 완주기록증 99장을 보여줬다.

1997년 큰형이 뇌중풍으로 쓰러진 게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 운동과 담 쌓고 매일 소주 2∼3병에 담배 2갑을 피우던 박씨는 달리면 건강해질까 싶어 1998년 3월 무작정 동아마라톤대회에 참가해 4시간36분28초에 완주했다.

“뛰고 나서 3일 동안 걷지 못했어요. 마라톤이 만만찮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뛰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때부터 새벽과 저녁 시간을 쪼개 등산로와 일반 도로에서 하루 30km씩 매일 뛰었다. 술도 줄였고 담배는 6개월 전부터 아예 끊었다. 최고기록은 지난해 3월 마산 3·15마라톤에서 수립한 3시간31초. 동아마라톤대회에는 10차례 출전해 올해 제75회 대회에서 3시간2분45초를 기록했다.

박씨는 100km 이상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도 9차례 참가해 완주했다. 225km 울트라마라톤대회를 34시간59분에 완주한 뒤 곧바로 다른 풀코스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적도 있다고. 그때 기록한 5시간38분49초가 그의 최저기록.

“목표는 80세까지 1년에 30번씩 풀코스 1000회 완주를 하는 것입니다. 달릴 때 쓰는 모자에 제 좌우명을 적어 놓았어요.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웃으면서 뛰자’입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