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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춘마 참가후기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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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세현 댓글 5건 조회 1,667회 작성일 12-11-15 05:13

본문

금년도 본인의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참가후기 당선작을 소개합니다.
본인만 당선된 것은 아니고요..

순번은 11번(당선작 50편 중)입니다.
별로 잘한 건 아니죠..???

2011년에도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는 데..
정작 대회안내 책자에는 차하위 작품(우수작)이 소개되었더군요...

(참가후기) "L형에게..."

1. L형과의 이별

L형을 저 세상으로 떠나 보낸 지 어느덧 5년이 지났다. L형과 나는 첫직장 입사 동기 절친으로 만나 IMF 경제위기(1997년 12월) 때 헤어졌다가 2007년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때가 마침 춘천마라톤 대회를 앞둔 때라, 춘천마라톤을 생각하면 항상 L형이 떠오른다. L형은 그해 봄 건강검진에서 피부암을 진단받고 가족들에게 어떻게 얘기를 꺼낼까를 고민하다가 나에게 상의해왔다. 나는, 우리 마라톤 클럽에 위암, 백혈병 등 중병을 이겨내고 마라톤을 즐기고 있는 분들이 몇 분 계시다고 알려주며, 춘천마라톤 대회에 같이 나가자고 약속하고 주말마다 월드컵 공원에서 만나 달리기를 하였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청천벽력의 소식을 들었으니, L형이 지방 출장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단다. 소식을 듣고 난 너무나 슬퍼 처음으로 인생이 무상함을 알았다. 하나님이 원망스럽고 한동안 하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으며, 결국 그 해 춘천마라톤 참가를 포기하였다.

2. 전설의 고향

춘천마라톤은 단풍으로 물든 청명한 가을날, 맑은 공기 마시며 삼악산과 의암호 주변을 순환하는 코스로 전국의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이 반드시 참가하고 싶어하는 국내 제일의 마라톤 대회다. 마라톤 매니아들은 이 대회를 위하여 봄부터 근력운동을 하고 10km, 하프코스 마라톤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하며, 지속주, 인터벌, 스피드 훈련 등을 하면서 풀코스 마라톤에 적합한 몸을 만들기 시작한다. 춘천마라톤 대회에서 나름대로 자신만의 소중한 기록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이를 두고 소위 ‘가을의 전설’이라고 한다. 나는 아직 가을의 전설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2002년 가을, 풀코스 마라톤 완주 네 번 만에 가까스로 첫 sub-4를 한 대회다. 그 때는 너무 기뻐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나에게는 마라톤이 ‘건강의 전설’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학창시절 몇 년 동안의 고시공부로 건강을 소홀히 하여 부끄럽게도 20대 청춘의 나이(육체 나이)에 50대의 체력(건강 나이)을 갖고 있었다. 군대 제대후 신체를 단련하고자 동네 운동장 몇 바퀴 뛰는 걸로 시작한 것이, 마라톤을 통해서 50대의 나이(육체 나이)에 20대의 체력(건강 나이)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지금은 취미의 경지를 넘어 전문가 수준으로 마라톤을 즐기고 있으며, 10년 동안에 두 번의 수술과 약으로도 완치하지 못했던 고질병(치질)을 말끔하게 나은 것은 마라톤 덕분이다.

3. 도약을 위한 노력들

작년 10월말 이후 몇 달 동안 운동을 등한시하다가 금년 3월부터 춘천마라톤을 준비하기 위하여 달리기를 시작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면 양 손에 작은 아령을 들고 8km 정도의 한강 강변북로를 달렸고, 뛰는 중간에는 체력 단련 기구를 이용하여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서기를 100번 이상씩하며 근력을 만들었다. 실전 경험 축적을 위하여 춘천마라톤 대회 직전 주까지 16개 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하였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주말에는 상암동 월드컵 공원(하늘공원)까지 약 16km의 중거리 훈련을 하였다. 언덕훈련이 필요한 경우에는 남산 북측순환도로 산책로에 가서 훈련을 하기도 하였다. 비가 오는 날에는 아파트 1층에서부터 22층까지 400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내려오는 운동을 하였다. 계단 운동은 등산과 같은 효과를 내며 무릅 부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08년 4월에 세운 최고기록(3시간 12분)을 갱신하고 싶어 금년도 목표기록을 싱글(3시간 9분 이내 기록)로 정하였지만,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다. 겉으로는 훈련 도중에 부상이 생길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얘기하지만 솔직히 기록 단축을 위하여 수반되는 각고의 고통을 감내할 용기가 없었다.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하면 언젠가는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만이 있었던 거다. 옛날 직장생활을 같이 할 때에 L형이 내게 “평소 준비된 사람에게는 후에 근심이 없다(유비무환)”고 말한 것이 기억났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근심, 걱정이 따른다’는 것이다. 대회 직전 며칠 동안에는 올해는 잘 뛸 수 있을까하는 ‘기대반 걱정반’의 설레임이 있었다.

4. 2012년 10월 28일의 춘천 ‘전투’

나는 같은 클럽에 속한 후배들과 춘천마라톤 대회측에서 마련해준 아침 6시 용산역 출발 ITX 청춘열차를 타고 기분좋게 춘천에 도착하였다. 작년에는 늦잠자다 아침 6시에 일어나 헐레벌떡 택시를 타고 춘천에 가서 혼잡한 도로를 빠져나와 대회장(공지천 공원)까지 가는 바람에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전날에는 비가 왔고 오늘 아침엔 날씨가 개여 마라톤 하기에 좋겠구나 라고 많은 달림이들이 생각했다. 그러나 어떤 선배가 그렇지 않다고 하며 오늘 기온이 조금 높아 저조한 기록을 내는 달림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언하듯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어쨌든 오늘 대회에 임하면서 내심 기록목표는 1차 3시간19분, 2차 3시간24분, 3차 3시간29분으로 정하였고, 주로에서 달리는 페이스를 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되 무리하지 않게 완주하고자 하였다. 마라톤 대회에서는 ‘즐런(즐겁게 달리기)’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출발 총성에 따라 B그룹 달림이들과 대회장을 빠져나와 곧바로 언덕을 오르고 이내 내려갔다 잠시 후 다시 오르길 반복하는 초반 5km 구간 기록이 24분 37초가 나온다. 기록 갱신을 의식하다보니 작년보다 1분 정도가 빨랐다. 이마에 땀이 나기 시작하고 숨소리도 잦아져 속도를 더 이상 올리지 못하였다. 이런 속도로 가면 1차 목표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던 차에, 아니나 다를까 9km쯤 가니 3시간20분 페이스메이커들 그룹이 나를 추월해간다. 쫓아가 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지만, 그랬다가는 나중에 오버 페이스에 말려 체력이 고갈되는 쓰라림을 맛봐야 할 것 같았다. ‘아~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구나 !’라고 생각하고 페이스를 올리지 않았다. 예년과는 달리 이번 대회는 목표기록을 높게 잡았기에 신경이 많이 쓰여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달리면서 땅을 보거나 앞서 달리는 주자들의 뒷모습을 보기에 급급했다. 10km를 지나자 몸이 풀려 구간기록(5km 24분4초)이 약간 빨라지기도 했으며 20km쯤 에너지 보충을 위하여 파워젤 한 개를 먹었다. 이 때부터 같은 클럽의 회원들을 한 사람, 두 사람...추월하기 시작했다. 28km쯤부터 춘천댐을 전후한 2km 정도의 오르막을 평지처럼 달리고 30km쯤 지나고 나서 1km정도의 내리막길을 스퍼트하면서 아는 고수들을 앞서 나갔다. 상대적으로 다른 고수들의 달리는 속도가 줄어들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때 많은 힘을 소모했던지 35km이후부터는 속도가 줄고 있다고 느껴져 파워젤 한 개를 더 먹었다. 5km 마다 급수대를 들르면서 마시고 남은 물 컵의 물을 손수건에 적셔 얼굴이나 팔에 묻혀 열을 식히곤 하였다. 결국 40km까지 5km 구간기록은 25분23초로 다운되었다. 랩타임 체크를 위하여 5km 구간마다 시계를 눌렀지만 초반에 목표를 수정하였기에 도전 의욕이 떨어져 몇 시간이 지났는 지 알고 싶지 않았다.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라는 군대시절 속어처럼 걷지 않고 달리다보면 언젠가는골인점에 다다를 것이라는 생각에 가뿐 숨을 연신 헐떡거리면서도 멈추어 잠시 걷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완주하였다. 완주기록은 3시간28분14초로 작년기록(3시간27분40초) 보다 약간 늦었지만, 완주자중 최종기록 순위는 작년보다 487등(작년 1330등 → 올해 843등)이나 앞섰다.

실제로 그 선배의 예언이 맞았다. 우리 클럽에서 91명의 회원이 이번 대회 풀코스를 완주했는 데 작년보다 기록이 나아진 회원은 몇 명 안되었다, 나보다 최고기록이 월등한 고수들은 대부분 기록이 저조하였다. 아마도 초반 오버 페이스가 주원인인 것 같다. 그래서 평소 대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몇 명의 sub-3 고수들을 추월하는 이변을 연출할 수 있었다. 추월당하는 고수들의 마음은 불편하였겠지만 추월할 때의 짜릿함은 낚시에서 월척을 낚을 때와 비슷하다.

5. 뜻깊은 2013년 대회를 기약하며...

올해 춘천마라톤을 위하여 투입한 운동량이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데도 기록은 조금 뒤쳐진 것이 못내 아쉬웠다. 전체 완주자에 대비하면 괜찮은 성적으로 만족할 수 있으나,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기록을 약간만 단축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초반 5km 구간을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뛰었더라면 더 좋은 완주기록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1차 기록 목표 달성을 위하여 치열하게 준비하지 못하였으며, 준비한 것에 비해 목표를 높게 잡은 탓이라고 판단한다. L형이 강조했던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과 ‘레이스 전략’의 중요성이 이번 대회의 교훈이다.

세월은 참 빠르다. 5년전 L형과 같이 춘천마라톤에 참가하여 완주하였더라면 올해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게 되었을 것이다. 그 당시 사랑하는 친구를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홀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던 것은 ‘석별의 정’이었다. 아무튼 내년 대회는 나에겐 더없이 뜻깊은 대회가 될 것이므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노력해야 겠다.

이번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하여 수고해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과 응원해주신 주민들, 군인아저씨들..그리고 주최측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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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미영님의 댓글

정미영 작성일

춘마참가후기당선  축하합니다~~^&^
기승전결  빈틈없이  잘쓰여진  글보면,

마라톤 기록경신위한  혼신이 담겨져있군요~~
양손 아령들고  8km~~무서벼~~^&^ 무슨 벌 받나??ㅋ

지금부터  1년간  지옥훈련하면  섭서리도  가능하겠네요~~ㅎ
아무튼  부상없이  목표달성하길  바래요~~

다시한번  큰축하드립니다~~힘!

김정석님의 댓글

김정석 작성일

박세현아우님 이젠 엄연히 우리백회에서
작가님으로 등극 되어야합니다.

박세현 작가님 축하드리며
우리백회의 경사입니다.

등장인물  L형의 슬품을 함께 합니다.

2013년 대회를 함께 기약하며 또 한해를 뜻깊게 마무리합시다.

박청우님의 댓글

박청우 작성일

연속된 후기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이제 작가의 반열에 드신 것 같습니다.

채성만님의 댓글

채성만 작성일

바쁘신 와중에도 대회 참가 후기를
잘 정리하셨네요!

저도 작년에는 3시간15분41초였는데
올해는 3시간29분14초 였네요~^

마라톤처럼 정직한 운동도 없다는 걸
실감한 대회였고 올해 10번째 완주라는데
의미를 부여하였답니다~^

막판 저를 추월하는 우리 박세현님을
보면서 한참 운동할때의 저를 떠올리며
부러웠답니다^^

2012 춘마 참가 후기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 대회 참가 후기들을 잘 관리하시어 책으로
출판하시면 좋은 추억으로 오래 오래 남을 것 같네요~

거듭 축하&축하드립니다~^

김광섭님의 댓글

김광섭 작성일

과학적으로 훈련하고 체계적으로 훈련한 보람이
나왔군요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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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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