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무슨 맛으로 먹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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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윤희 댓글 0건 조회 1,918회 작성일 22-09-27 17:07본문
음식을 무슨 맛으로 먹나요?
스포츠현장의 지도자, 선수의 학부모, 선수들과 영양상담을 하다보면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예전에 배고프던 시절의 “헝그리(hungry) 정신”을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고(지금 선수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꼰대라고 하면서 고개부터 돌린다ㅋㅋㅋ), 입맛이 없어서, 밥맛이 없어서 등등 각자의 놓여 있는 여건에 따라 각양각색의 표현, 의견을 개진한다. 다만 예전에 배고프던 시절을 지나서 태어나고 운동선수가 된 요즘 세대들은 오히려 배가 불러서 문제이지 배고픈 것은 현실에서는 없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외부의 자극적인 음식, 달달한 즉석식품 등에 길들여져 조금만 본인의 기호에 맞지 않으면 먹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혀에서 느끼는 맛은 짠맛, 단맛, 쓴맛, 신맛이며 ‘다섯 번째 맛’으로 ‘감칠맛’을 들 수 있다. 사실 이 감칠맛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의 맛으로 현재 감미료나 음식조리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감칠맛을 감지하는 세포 수용체가 발견되어 2000년에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혀에 있는 미각세포가 음식 속의 특정 맛을 내는 화학성분을 감지하여 음식의 맛을 느낀다. 더불어 흔히 우리가 ‘매운맛’이라 부르는 것은 혀의 미각세포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캡사이신(Capsaicin)과 같은 성분이 혀와 입의 피부를 자극하여 화끈거리는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고추류가 캡사이신을 만들어내는 것은 동물에게 강한 자극을 주어 자신을 먹지 않게 하고, 살균작용으로 균류가 번식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보통 음식의 맛이 그 안에 들어있는 재료와 구성분, 조리방법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건이 더 있는데 이것은 바로 음식의 ‘온도’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더 낮은 온도에서 제공되는 설탕함유식품은 많은 동물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게 받아들이며, 이는 단맛의 기호성이 낮은 온도 때문에 뇌에서 둔감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Temperature and Sweet Taste Integration in Drosophila, Qiaoran Li, Curr Biol. 2020 Jun 8)
인간의 경우 다양한 맛에 대한 인식도 음식의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짠맛과 신맛은 시원한 온도에 의해 증가할 수 있는 반면 포도당, 설탕과 같은 단순당, 이당류에 의한 단맛은 대체로 따뜻할 때 우호적인 맛으로 받아들여진다. 예를 들어 과일파이, 아이스크림 같은 경우 냉장고에서 꺼내서 바로 먹으면 단맛이 덜 느껴지지만 약간 녹은 후에 먹으면 훨씬 달고 맛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다가 나중에 식은 후에 마시려하면 너무 쓰고 맛이 덜하다고 느끼는데 이는 커피가 뜨거울 때는 쓴맛과 단맛이 어울려 느껴지지만 식어버리면 단맛을 덜 느끼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쓴맛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단맛은 뜨거울 때 잘 느껴지고 짠맛은 온도에 따라 차이가 별로 없고, 신맛은 상온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진다고 한다.(Effect of Temperature on the Intensity of Basic Tastes: Sweet, Salty and Sour. Pawl dawson, Journal of Food Research, June 2016)
가만히 생각해보면 맛은 입으로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진짜 음식의 맛을 느끼는 것은 혀의 미각세포를 통해 자극된 맛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우리 ‘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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