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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산님의 중앙국제대회참가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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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골매 경기설 댓글 1건 조회 1,440회 작성일 03-11-08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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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가치

"기록을 만들어 내는 것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준 기회를 제대로 낚아채야 하는 겁니다."

말을 해 놓고 보니 그럴 듯 하다. 출발을 하면서 100회 마라톤 클럽의 박두신, 신두식님 두 분과 천천히 출발하면서 한 말이다.
많은 마스터스 달리미들이 즐기는 방식과 달리, 나는 국내에서 개최되는 풀 코스 대회란 대회는 대개 참가를 하는 방식으로 달리기를 즐긴다. 일주일 간격으로 달릴 때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며칠 사이로 달린 때도 있다. 전국의 달리미들 중에 이런 식으로 대회를 참가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추산하면 수 십 여명? 내가 속한 100회 마라톤 클럽의 회원들이 상당수 그 멤버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회에 가면 우선 이 분들을 만나게 되고, 아주 반가워하게 된다. 대회장에 들어서면 만나게 되고 그 누구보다도 훨씬 반갑다. 지난주에 보았고, 지지난 주에도 또 보았었던 분들이니. 우스개 소리로 '골수파'라면서 서로에게 힘을 주곤 한다. 나 자신도 이런 식의 대회 참가한 지 벌써 2년 째, 통산 53회를 완주했으니, 중앙일보 국제 마라톤 대회에는 54번 째 도전이었다.

매주 달리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몸이 상할 것이라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많이 달린다면, 많이 상할 것 아닌가? 그런데 나 또한 이해하기 힘든 점이 있다. 대회에 자주 참가하면 할수록 부상의 위험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다. 나 뿐 아니라 속칭 '골수파'라고 하는 분들 대다수 별 탈들이 없는 것을 보아도 그렇다.
나 자신이 풀 코스 대회만을 고집하며 또 매 대회를 참가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부상을 막기 위해서라는 아이러니한 주장 때문이다. 마라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5km, 10km, 하프, 풀 코스를 완주하면서 대회 참가에 대한 열정이 지나쳐, 매주 대회 신청을 했었다. 풀 코스가 없으면, 하프코스를 신청했었다. 그러나 의욕이 과했었나 보다. 대회를 다녀오고 나서 몸이 회복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또 대회에 갔었다. 기록을 의식해서 무리하게 달리고 제대로 몸 관리를 차지 못하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3년 전에 풀 코스 대회가 끝나고, 다음 주에 하프 코스 대회가 예정되어 있었고, 가족들도 단축 코스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다. 며칠을 쉬고, 대회장에 갔을 때 풀 코스를 완주했던 자신만을 믿고, 하프코스 정도야 그냥 뛰어도 뛰지 하는 자만심에 출발했었다. 그 것이 탈이 될 줄이야! 왼쪽 종아리 근육의 부분 파열로 1km 정도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야 했었다. 그리고 걷기도 힘들어 절뚝이면서 한동안 고생을 했었다. 마라톤은 더 이상 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했었다.
되돌아보면 무조건 달리면 된다는 생각이 문제였다. 근본적으로는 연습 부족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뒤로 다시 달리게 되면서, 연습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 것을 실천하게 되었다. 차라리 풀 코스 대회를 자주 참가하면 게을러지지 않고, 꾸준히 달리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옳았다. 다만 그렇게 달리다 보니, 우선은 부상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달리지 않기로 했다. 평상시에 노력을 더하기로도 했다. '노력한 만큼 얻는 것'이 이 세상 살아가는 법칙이 아니던가?

봄, 가을 시즌이 돌아오면 흥분이 된다. 또 한 사이클을 거치면서 약 3 개월 정도 십 여 회가 넘는 대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번 가을 시즌에 나름대로 목표를 정한 것이 있다. 매 대회를 완주하는 것과 더불어 기회가 되면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것이 하나요. 또 다른 하나는 일주일 간격이 아닌, 최소의 시간 사이에 풀 코스를 완주해 보는 것이다. 두 번 째의 경우는 9월 28일(강화 마라톤대회), 10월 3일(강남 마라톤 대회), 10월 5일(제천 청풍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면서 그 꿈을 이루었다. 물론 몸 상태에는 큰 무리함이 없었다. 물론 각 대회 때마다 단순히 완주만을 목표한 것이 아니라, 개인 최고 기록을 갱신하려고 노력을 하긴 했었다. 이루지 못하고 넘어가긴 했지만.
한 주일을 쉬고, 춘천, 동아경주, 중앙일보 국제 마라톤으로 이루어지는, 속칭 3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참가하게 되었기에 내심 개인 최고 기록을 갱신할 곳을 찾게 되었다. 춘천 마라톤 대회 당일 허리를 삐는 바람에 조심하느라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그 다음 주에는 오버페이스 때문에 실패를 하였다.

남은 것은 중앙마라톤. 기대를 하기에는 왜 그리도 말썽이 많이 따르는 지 모르겠다. 4일 전에 감기에 걸린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달리려다 너무 피곤하여 그대로 자 버리고, 아침부터 콧물과 싸우다 보니 증상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심해지는 것이었다. 이틀을 쉬고 대회 전날, 그리 좋지는 않지만 조금 상태가 호전된 것 같아 6km 정도를 달렸다. 뛸 만 했다. 대회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록 갱신에 대한 기대는 거의 하지 않았다.
완주만 하라고 하는 아내와 아이들의 주문을 듣고 잠실 종합 운동장에 도착했을 때도 감기 기운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아무래도 완주를 목표로 해야 할 것이란 생각을 했었지만, 막상 출발선에 서면 욕심이 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출발을 하면서 100회 마라톤 클럽 회원님들과 우연히 나눈 대화가 나로 하여금 개인 최고 기록을 갱신할 기회를 제공할 줄이야 어찌 알았겠는가?

"기록을 만들어 내는 것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준 기회를 제대로 낚아채야 하는 겁니다."

대회에 나가면 30km 까지는 그래도 같은 페이스로 달리는 데, 그 이후로 가면 속도가 늘 떨어진다. 이 번 대회에서도 30km까지는 이전과 다르지 않아, 별다른 비전을 생각하지 않았다. 여태껏 달리던 속도와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길가에는 단풍이 물든 나무들이 도열해 있어 그런 대로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도심의 단풍나무들. 저 나무들이 무슨 속셈이 있겠는가? 묵묵히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겠지. 나 또한 무슨 속셈을 가질 것인가? 묵묵히 달릴 뿐이지. 그리 생각하면서 반환점을 돌아 달릴 때 도로에 떨어진 나뭇잎들을 바라보면서 왠지 모를 묘한 기분에 휩싸이게 되었다.
붙잡고 지탱할 수 없어 내 보낸 것이 낙엽이라면, 내가 힘이 모자라 더 이상 뛰지 못할 때도 낙엽이라 할 것 아닌가? 힘이 있을 때 더 뛰어 보자! 내가 뛸 수 있다고 생각할 때 행복해 하자. 그런 생각이 들자, 30km를 넘어서도 쉬지 않고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했고, 유지가 되었다.
35km까지 가보니 페이스에 변동이 없었다. 같은 페이스로만 달려 준다해도 개인 기록은 깰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오늘, 하늘이 기회를 준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되 내이면서 속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점차 피니쉬 라인이 다가올 때, 나는 시간이 멈추려는 것처럼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앞에서 달려가고 있지만, 그 들의 속도가 상당히 줄어들거나, 힘들어 걸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고, 그래서 마치 정지했거나, 정지하려는 듯한 시간을 뒤로하고 앞으로,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는 나의 최고 기록에 10여분을 단축한 개인 기록을 중앙일보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얻게 된 것이다.

취미 생활로 시작한 마라톤, 하지만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내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하나의 기회를 얻기 위해 여러 번 애를 쓰지만, 매번 다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회라고 생각될 때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면 얻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럴 때, 얻고자 하는 것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 또한 그렇다. 그렇기에 힘든 마라톤을 하고, 일상에 새로운 지혜를 하나 얻었다면 시간과 돈을 투자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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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신두식님의 댓글

신두식 작성일

기록을 만들어 내는 것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준 기회를 제대로 낚아채야 하는 겁니다.(2)

우연한 기회에 달림을 시작하여 100회 선배님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달림을 시작한지 얼마되지않아 준비가 덜된상태에서 무리하게 선배님들을 따랐습니다. 다행이도 큰부상없이 집사람과 즐거운마음으로 동반주를 하게되어 항상감사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사람의 욕심이 무언지 항상기록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비슷한 연대의 비슷한 기록을 가진 회원님이 기록을 갱신하면 자신도 모르게 나는 왜 잘안될까?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하고 나름대로 훈련도 열심히 하였습니다.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3시간 30분대에 뛸수 있다는 것이 ........
지석산 선배님의 말씀이 어찌도 그렇게 저에게 현실로 다가왔는지 지금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아침에 출발을 하면서도 내년 봄에나 30분대에 진입을 하겠다고 집사람에게 이야기하고 혹 당신을 40분대에 진입 가능하니 잘해보자고.....

그런대 하늘이 주신 기회가 저에게  ......

그렇게 다음에는 영원한 꿈인 보스톤 기록을 달성할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노력하겠습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100회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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